"인턴 안 한다" 의대 졸업생들 '포기 선언'…의료대란 어쩌나

입력 2024-02-25 09:48   수정 2024-02-25 09:55


의과대학을 졸업해 수련을 앞둔 인턴 예정자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임용을 포기하고 있다. 이로써 신규 인턴이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의료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국 각지의 수련병원에서 의대 졸업생들의 인턴 임용 포기가 속출하고 있다. 한두 병원이 아닌 전국 곳곳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어 '인턴 대란'으로 불릴 정도다.

지난 23일 기준 전남대병원은 내달 인턴 임용 예정자 101명 중 86명이 임용포기서를 제출했고, 조선대병원은 신입 인턴 32명 전원이 임용 포기 의사를 밝혔다. 제주대병원은 인턴 예정자 22명 중 19명, 경상대병원에선 37명 전원이 포기서를 냈다.

부산대병원에서도 3월부터 근무하기로 했던 인턴 50여명이 임용 포기서를 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신규 인턴 32명 전원, 단국대병원은 36명 중 32명이 임용을 포기할 전망이다. 충남대병원에서도 신규 인턴 60명 전원이, 건양대병원에서도 30명이 임용을 포기했다. 전북대병원도 인턴 57명 중 상당수가 임용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했다.


의대를 졸업해 갓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수련 과정에 들어가는 '예비 전공의'들이 현장의 의료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들마저 수련을 포기하는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의사들의 현장 이탈은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인턴들이 무더기로 임용을 포기해 이들마저 없는 상황이 길어진다면 (남은 사람들의) 업무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을 대신해 온 전임의들마저 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병원과의 재계약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친 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해 병원에서 세부 전공을 배우는 의사를 말한다. 조선대병원에서는 재계약을 앞둔 4년 차 전임의 14명 중 12명이 ‘재임용 포기서’를 제출하고 내달 병원을 떠나기로 했다.

서울 주요 대형병원의 한 교수는 "이 병원에서 현재 근무 중인 전임의들은 대부분 '남아있지 않겠다'는 상황이다. 전임의들의 계약 포기가 예상돼 우리 병원은 3월부터 일부 환자 시술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전공의, 전임의가 모두 없는 상황에서는 도저히 시술이나 수술을 진행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22일 오후 10시 기준 보건복지부가 주요 94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소속 전공의 78.5%인 8897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69.4%인 7863명은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민식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불법적 집단행동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소모적인 갈등을 할 시간이 없다. 지금 즉시 환자의 곁으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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